HDMI 2.1 표준 확정, TV와 모니터 어떻게 변할까?

전세계 모든 TV와 AV 기기 그리고 지금은 PC 모니터까지 사용하고 있는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HDMI가 4년여의 공백을 깨고 역대 가장 많은 혁신과 기술로 변화하게 됐다.
지난 11월 28일, HDMI 포럼(HDMI Forum, Inc.)이 최신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HDMI) 규격인 HDMI 2.1 버전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오늘은 HDMI 2.1의 주요 특징과 그로 인해 변화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 48Gbps가 가져 온 HDMI 2.1 컬러와 화질
HDMI는 케이블 하나로 영상과 소리를 모두 전송하기 위해 사용되는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다. 
과거 DVD 시절 부터 블루레이를 거쳐 4K UltraHD 블루레이로 진화한 오늘 날까지 미디어 콘텐츠를 전송하는 가장 대표적인 인터페이스로써 인정 받아 왔고 앞으로도 그 지위에 변함은 없을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크로마 서브샘플링 없인 4K UHD 콘텐츠(HDR, 10비트 컬러 기준)를 100% 소화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었지만 그런 문제도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 Wikipedia 참고 자료(https://en.wikipedia.org/wiki/HDMI#Version_2.1)
HDMI 2.1은 전송 대역폭이 18Gbps에 불과한 HDMI 2.0 보다 2.5배 이상 높은 48Gbps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 이상 크로마 서브샘플링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10비트 컬러로 인코딩된 HDR 콘텐츠라도 4K UHD(3840x2160)에서 144Hz까지 전송할 수 있고 8K UHD(7680x4320)도 30Hz까지 무압축 전송이 가능하다. 8K UHD 환경에서 부족한 부분은 DSC(Display Stream Compression) 기술로 120Hz까지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크로마 서브샘플링 방식 보다 훨씬 나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참고로, HDMI 2.1에서 구현된 48Gbps른 TDMS 속도를 2배 높이고 데이터 채널을 3개에서 4개로 늘려 만들어 낸 것이다. 그토록 고집하던 8b/10b 인코딩 체계도 16b/18b로 변경해 오버헤드로 버려지는 대역폭도 11%나 개선한 것이 HDMI 2.1이다.

■ 그래도 부족하면 DSC로 보완
앞서 설명했듯이 HDMI 2.1이 제공하는 48Gbps로도 8K UHD 콘텐츠를 완벽하게 소화하진 못한다. 
4K UHD 대비 4배 늘어난 데이터 전송률을 요구하는 것이 8K UHD 세대라서 48Gbps로는 무압축 8K UHD 30Hz가 전부다.
이 보다 높은 8K UHD 60Hz는 HDMI 2.1로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전송 대역폭을 조금 벗어나기 때문에 크로마 서브샘플링 처럼 화질 열화를 감수하는 대신 리프레시 레이트를 높이거나 이를 보완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HDMI 2.1에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DSC(Display Stream Compression)이 도입됐다.
DSC는 이름 그대로 디스플레이 스트림을 압축하는 기술이다. 2014년 VESA가 최초로 이를 도입했고 이후 1.2 버전이 지난 해 1월 발표 됐다. 
HDMI 2.1에 적용된 DSC는 가장 최근 버전인 1.2a 버전으로 확인됐다. 압축률은 약 3:1 정도고 무손실 압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4:2:0이나 4:2:2 크로마 서브샘플링을 사용 할때 처럼 화질 열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DSC를 사용하게 되면서 HDMI 2.1은 8비트 RGB 또는 YCbCb 4:4:4 기준 8K UHD 120Hz까지 전송할 수 있게 됐고 HDR 콘텐츠에 사용되는 10비트 컬러를 기준으로도 8K UHD 120Hz까지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DSC를 지원하지 못하는 지금의 HDMI 2.0 계열은 크로마 서브샘플링을 사용하고도 10비트 컬러로 대응할 수 있는 최대 리프레시 레이트가 4K 60Hz다.

■ TV와 게이밍 모니터의 경계를 허문 HDMI 2.1
HDMI 2.1의 대표적인 변화는 48Gbps라는 전송 대역폭이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앞서 소개한 DSC를 바탕으로 UHD 시대가 요구하는 HFR(고속 프레임 레이트)를 실현 했을 뿐만 아니라 TV에서도 120Hz 입력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거기다 게이밍 모니터의 전유물로만 여겨 졌던 가변 재생 빈도(VRR, Variable Refresh Rate)까지 도입해 HDMI로 전달된 콘텐츠와 TV 패널 속도 차이로 발생하는 프레임 깨짐이나 어긋남 현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이 TV에 적용되며 HDMI로 입력된 콘텐츠의 초당 프레임 속도에 따라 TV 패널 속도가 조절되기 때문에 언제나 최상의 품질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고 더 부드러운 모션을 경험하게 된다.
VRR은 게임에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지금까지 TV는 패널 속도를 고정해 놓고 입력된 콘텐츠만 보정하는 방식으로 모션 차이를 극복해 왔지만 TV 패널이 가변으로 조절되면 더 이상 인위적인 보정은 필요가 없게 된다.
콘텐츠 프레임 속도에 맞춰 TV 패널 속도만 변경 하면 원본 그대로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부자연스러운 모션이나 화면 왜곡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 드디어 도입된 동적 메타데이터 HDR
HDR은 이미 HDMI 2.0a 부터 도입된 기술이다. SMPTE ST 2086 표준에서 규정한 PQ 감마 기반의 HDR10을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방송쪽에서 사용되는 하이브리드 로그 감마 역시 HDMI 2.0b에 포함 됐기 때문에 굳이 HDMI 2.1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HDR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전송할 수가 있다.
하지만, 정적 메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SMPTE ST 2086 표준은 프레임 기준이 아닌 전체 콘텐츠 기준에서 휘도 범위를 규정하도록 되어 있어 이 범위를 벗어난 장면에선 명부나 암부 표현이 매끄럽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
그래서 다음 세대 HDR 기술로 도입이 예고된 것이 동적 메타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술인데 HDMI 2.1 부터는 이 동적 메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SMPTE ST 2094 표준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SMPTE ST 2094는 HDR10 하나로 규정된 정적 메타 데이터 기술과 달리 삼성과 돌비, 필립스 그리고 테크니컬러의 솔루션이 혼재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도태 되겠지만 일단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돌비 비전이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삼성의 HDR+도 아마존 비디오를 끌어 들이며 선전하고 있고 오픈 소스 인코더인 x265로 HDR+ 를 지원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쨌든 이런 기술들이 HDMI 2.1 부터는 모든 디바이스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SMPTE ST 2094 표준 중 하나인 돌비 비전은 기기간 검증을 통해 HDMI 2.0b에서도 지원이 가능한 상태다. LG UP970 UltraHD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애플 TV 4K 등 최신 기기들이 이를 지원하고 있다.

■ 음질 개선은 기본, 객체 기반 멀티 채널 사운드도 지원
HDMI 2.1은 전송 대역폭 대부분을 영상 데이터에 쏟아 부었다. 하지만 그 모든 대역폭을 넘긴 것은 아니라서 오디오 부분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오디오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역폭 자체가 37배나 높아졌는데 1Mbps 수준인 ARC 대신 37Mbps로 대역폭이 크게 증가한 eARC를 오디오 전용 데이터 채널로 사용하게 됐다.
덕분에 기존 ARC로는 불가능 했던 무압축 5.1채널이나 7.1 채널 전송도 가능해 졌고 192kHz/24bit 기반 압축 오디오(돌비 트루HD, DTS-HD 등)도 eARC 채널을 통해 전송할 수 있게 됐다.
eARC로 돌비 트루HD, DTS-HD 같은 압축 오디오를 전송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돌비 애트모스와 DTS:X 같은 객체 기반 멀티 채널 사운드도 HDMI 2.1에서 정식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이런 오디오 포맷은 ARC가 아닌 비트스트림 출력으로만 외부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기기가 많지 않았는데 HDMI 2.1 부터는 eARC 채널로 전송이 가능해 짐에 따라 라이센스 문제만 조율 되면 기술 도입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 4K UHD TV 선택, 신중해지자 
HDMI 2.1 표준이 발표됨에 따라 이를 사용하는 모든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미 4K 120Hz 패널을 사용 중인 프리미엄 TV 들은 가장 많은 변화를 가장 빠른 시점에서 가져올 것이 분명한데 이런 상황에서 HDMI 2.1을 기다리지 않고 구 모델을 선택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다.
어차피 도입 초기, 메이커들의 고수익 정책 때문에 혜택을 누리게 될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가져 올 변화가 워낙 큰 것들이라서 필자는 가급적 HDMI 2.1 기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그래도 기다리는 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가전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CES 2018까지 기다려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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