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프로세서, 이미 '쿼드코어'가 대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1)는 최신의 모바일 디바이스들이 소개되는 무대인 한편, 이런 기기들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가늠하는 주요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되기도 했다. 이 행사를 통해 모바일 디바이스들이 본격적으로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기본 장착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기 때문. 이제 하나의 프로세서만을 탑재한 제품으로는 승부를 겨룰 필요조차 없을 만큼 시장은 급격히 듀얼코어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뿐일까? 아직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채용한 제품도 시장에 다 출시되지 않은 시점이건만, IT 업계는 이미 그 다음 시장을 준비하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예상할 수 있듯,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다음은 네 개의 프로세서가 집적되는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될 것이 자명하며, 이 시기에 이르러 스마트폰·태블릿의 성능은 다시 한단계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 앞서가는 쿼드코어, 프리스케일 i.MX 6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프리스케일. eBook 등에 널리 채용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개발/공급하는 프리스케일은 정작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서 어려움을 맛보았다. 이를 만회하고자 그들이 준비한 비장의 전략무기가 바로 쿼드코어를 지원하는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i.MX 6 시리즈. 이 프로세서는 VP8 코덱을 하드웨어적으로 지원하는 최초의 프로세서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1.2GHz로 동작하는 싱글·듀얼·쿼드코어 프로세서인 i.MX 6는 코어당 최대 1MB L2캐시, 최대 네 개의 Cortex-A9 코어, 1080P60 영상의 디코딩과 1080P30인코딩이 모두 가능해 FullHD 영상의 제작/감상과 3D 콘텐츠의 재생도 가능하다. 

 하지만, i.MX 6의 최대 장점은 이런 기능보다 출시 시기가 될 공산이 크다. 여타 경쟁사들이 빨라야 올 하순, 대부분 내년이 되어야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출하할 계획이지만, 프리스케일의 i.MX 6 쿼드코어는 올 중순이면 제조사에 공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채용하는 디바이스 제조사는 연내에 쿼드코어를 탑재한 스마트폰·태블릿을 선보일 수 있게 된다.


■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선두 엔비디아의 다음 도전
 비슷한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또 하나의 기업이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야심차게 준비한 모바일 AP '테그라'를 출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과 높은 전력소모 등으로 아쉽게도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런 그들이 세운 다음 전략은 남들보다 앞서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하는 것. 절치부심 끝에 개발한 '테그라2'는 여타 경쟁자들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기, 우월한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시장에 등장했다. 전작의 실패를 만회한 화려한 데뷔였던 셈. 현재 '테그라2'는 삼성 '갤럭시 탭 10.1', LG '옵티머스 2X', '옵티머스 패드' 등에 광범위하게 채용되며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다. 구글까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의 레퍼런스로 '테그라2'를 선택하며 엔비디아의 손을 들어준 덕에 이 AP는 지금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 번 기선을 잡은 엔비디아 역시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이다. 지금의 여세를 몰아 연내에 쿼드코어 프로세서까지 출시한다는 복안. 코드명 '칼-엘(Kal-El)' 프로세서는 엔비디아가 AP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병기인 셈이다.

 이 프로세서는 개발 단계의 디바이스를 이용해 2560X1440 해상도의 영상을 디코딩 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이는 30인치 디스플레이나 HDTV 등과 직접 연결해도 해상도 저하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준의 성능이라는 의미가 된다.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테그라2'에 비해 적어도 5배 가량 높은 성능인 셈. 무려 12개나 집적되는 GPU와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성능을 확보하고도 전력 소모는 '테그라2'에 비해 오히려 적다.

 엔비디아는 8월이면 이를 채용한 태블릿을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 공언했다. '칼-엘' 프로세서의 샘플이 이미 파트너에게 공급되고 있고, 디바이스 제조사들이 이를 채용한 태블릿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 엔비디아의 주장이 실현된다면 우리는 올 하순에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채용된 태블릿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연말께에는 '칼-엘' 프로세서를 스마트폰용으로 다듬은 AP도 출시된다. 역시 쿼드코어와 빠른 성능/높은 해상도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이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만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스케일의 i.MX 6나 엔비디아의 '칼-엘' 프로세서를 채용하는 디바이스 제조사는 연내에 쿼드코어 AP를 사용한 태블릿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으며, 조금만 서두르면 스마트폰도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최강이라 불릴 쿼드코어 AP, 퀄컴 '크레이트(Krait)'
 스마트폰·태블릿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양대 강자라면 역시 삼성과 퀄컴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퀄컴은 다양한 네트워크, 무선사업 부문을 갖고 있어 이를 애플리케이션에 통합한 SoC를 개발하는 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진 기업이다.


 이런 그들이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 퀄컴은 'MWC2011'을 통해 압도적 스펙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각각 싱글·듀얼·쿼드 코어로 구분되는 3세대 '스냅드래곤'은 개선된 28nm 공정으로 제작되며, 소비전력은 2세대 제품에 비해 65% 절감됐다. 그러면서도 성능은 코어당 150% 이상 향상됐다. 

 기존 세대 Adreno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른 그래픽도 주요한 부분. 싱글코어는 6배, 듀얼코어는 8배, 쿼드코어는 무려 15배나 빠른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 2.5GHz에 달하는 높은 속도의 프로에서와 엄청난 성능의 GPU가 결합된 새로운 '스냅드래곤' 시리즈는 그래서 더욱 주목받을 제품. 퀄컴은 이 프로세서가 현존하는 최신의 콘솔 게임기와 대등한 성능을 낼 것이라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또 하나의 강점은 역시 각종 네트워크의 통합. 3G·NFC·LTE·WLAN·GPS·Bluetooth 등을 프로세서 내에 통합했다.

 퀄컴은 오는 2분기에 듀얼코어 제품을 먼저 출시한 후, 내년 초에 싱글·쿼드코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빠른 일정은 아니지만, 여타 경쟁자들보다 일정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만은 명백한 사실. 또한 그 강력한 스펙 덕분에 더 빠른 출시가 예정된 몇몇 경쟁자들과의 시차를 극복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크레이트(Krait)'라는 코드명을 가진 이 새로운 '스냅드래곤' 시리즈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제품은 역시 쿼드코어 제품인 APQ8064. 최대 2.5GHz로 동작하는 네 개의 코어가 만드는 드라마틱한 성능은 스마트폰·태블릿을 만능 모바일 디바이스로 변신시키는 데 더없이 적합한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시대는 이미 '쿼드코어'
 '옵티머스 2X', '갤럭시S II', '갤럭시탭 10.1' 등 이제서야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채용한 디바이스가 출시되고 있지만, 이렇듯 시장은 듀얼코어를 넘어 쿼드코어 기반으로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OS나 애플리케이션이 일반화돼 있지 않아 마케팅의 측면이 강한 것은 사실. 하지만, 하드웨어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OS나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반영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더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결국, 하드웨어가 빠르게 쿼드코어로 발전해 가야만 OS나 앱 역시 이에 대응하게 된다.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어떤 전략을 취할까? '옵티머스 2X'가 그랬듯 가장 빠른 시기에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할 전략이라면 프리스케일의 i.MX 6가 유리해 보인다. 반면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며 적당한 시기에 제품을 내놓을 심산이라면 비슷한 시기 출하가 시작될 '테그라3'나 3세대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유리할 수도 있어 보인다.

 현재 AP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 '허밍버드'와 '오리온'으로 이어지는 싱글·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한 이상 이 시장의 수성을 위한 쿼드코어 AP는 삼성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올 한해 디바이스 제조사들의 치열한 듀얼코어 스마트폰·태블릿 경쟁 이면에는 AP 개발 기업들의 치열한 쿼드코어 경쟁도 함께 전개될 수밖에 없다. 향후 시장을 주름잡을 디바이스들이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지 가늠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AP 시장의 흐름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 케이벤치(www.kbench.com)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애플, 에어팟 프로2용 새로운 펌웨어 '7A305' 출시

애플, 에어팟·프로·맥스 최신 펌웨어 업데이트 '6F21' 출시

애플, iOS 17.5.2 마이너 업데이트 출시 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