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디자인과 미러리스의 만남, 올림푸스 OM-D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성과 DSLR의 화질을 모두 만족하는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는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와 보급형 DSLR 카메라 시장의 경쟁자로 급부상한 후 이제는 7~80만원 대에서 100만원 초반대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시장을 처음 개척한 올림푸스는 그 첫 제품인 PEN E-P1을 시작으로 보급형 버전인 E-PL1과 함께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해오고 있는데 미러리스 카메라의 휴대성과 화질에 만족하지만 DSLR에 비해 부족한 조작성과 카메라로써의 전문 기능을 요구하는 소비자에 맞춰 지난 5월, OM-D E-M5를 새롭게 출시했었다.
올림푸스 OM-D E-M5는 PEN 시리즈 처럼 1970년대 인기를 끌던 자사의 OM 시리즈를 바탕으로 미리러스 카메라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면서 DSLR 수준의 빠른 AF와 고화질 센서, 세계 최초로 적용된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에 방진방적까지, 기존 PEN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플래그십 제품이다.
기존 PEN 시리즈 보다 좀 더 클래식한 디자인에 고성능 DSLR 수준의 스펙까지 갖춰 출시 초기부터 인기가 높은 제품인데 케이벤치에서는 아직 이 제품을 소개한 적이 없어 이번 기회를 통해 간단히 소개할까 한다.

 클래식 카메라의 뛰어난 조작성
▲ 전문가용 OM 시리즈의 마지막 제품인 OM-4T
올림푸스 OM-D의 가장 큰 장점은 디자인이다. 많은 카메라 메이커들이 디지털 카메라라는 특성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된 현대식 카메라 느낌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올림푸스 OM-D는 과거 OM 시리즈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와 미러리스 카메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클래식하고 멋진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자동차나 스마트폰 처럼 이 세상의 모든 제품이 그렇 듯 카메라 또한 사진이나 스펙만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OM-D 만의 디자인은 가장 큰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플래그십 제품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OM-D는 기존 PEN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조작성을 제공하도록 만들어졌다.
▲ DSLR처럼 메인과 보조, 두 개의 다이얼이 제공된다
일반적인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모드 다이얼과 통합된 하나의 다이얼을 통해 셔터 속도나 조리개 값을 변경하고 노출 보정은 후면의 멀티 다이얼을 사용하도록 만들어 졌지만 OM-D에는 메인 다이얼과 보조 다이얼이 제공되어 DSLR 처럼 셔터와 조리개를 변경하면서 그 즉시 노출 보정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EVF를 보면서 촬영하지 않는다면 보조 다이얼을 이용한 노출 보정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후면 멀티 다이얼을 사용할 경우 한번의 조작이 아닌 몇 번의 버튼 조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OM-D의 조작성이 더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다이얼 조작 이외에도 OM-D는 터치 스크린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최신 미러리스 제품들 처럼 모든 메뉴 조작을 후면 LCD를 통해 터치로 조작할 수 있으며 원하는 피사체를 LCD 터치만으로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DSLR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속도 빠른 AF, 포인트가 아닌게 아쉬워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가 컴팩드 디카보다 화질이 우수하고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DSLR 대비 부족한 AF 성능은 미러리스 카메라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래서 그런지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든 많은 카메라 메이커들이 AF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올림푸스 OM-D는 위상차 AF가 아닌 컨트라스트 AF 방식이지만 기존 PEN 시리즈보다 검출 속도가 개선된 기술을 사용하였고 35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AF 포인트로 어느 위치에 있는 피사체라도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올림푸스 OM-D를 다룬 많은 기사에서 소개했듯이 필자도 OM-D의 AF 속도가 상당히 빠른 수준이라 생각되는데 AF 속도에 대한 불만은 없었지만 일반적인 카메라와 달리 점이 아닌 면 단위의 AF 포인트 구성 때문에 AF 포인트 보다 작은 피사체의 초점을 잡는 부분에서는 어려움이 있었다.
▲ 피사체의 크기가 작을수록 배경에 따라 초점 잡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작은 피사체라도 AF 검출에 영향이 없는 배경인 상태에서는 초점을 쉽게 잡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초점 잡기가 쉽지 않았다. 매번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상황에서의 AF 검출 부분은 좀더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5축 손떨림 방지, 최고라 인정
센서 쉬프트 방식의 흔들림 방지 기술은 광학식 손떨림 방지와 달리 바디에서 지원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모든 렌즈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사진 촬영 뿐만 아니라 동영상 촬영까지 모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값 비싼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술을 탑재한 렌즈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데 올림푸스는 기존 3축 센서 쉬프트 방식을 발전시켜 5축 센서 쉬프트 방식을 OM-D에 탑재했다.
▲ 12-50mm 렌즈로 33mm 구간에서 1/10초로 촬영한 사진
5축 센서 쉬프트 방식이란 카메라의 움직임을 5측, 그러니까 수직, 수평 그리고 회전 흔들림까지 잡아낼 수 있는 기능으로 어두운 실내에서도 1/6 같은 느린 셔터 속도에서도 피사체를 흔들리지 않고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 필자도 어두운 실내 촬영에서 1/10 이하의 셔터 속도에서 흔들림 없는 사진 촬영이 가능했었다.

 고감도 노이즈도 적어
모든 디지털 카메라는 이미지 프로세싱을 위한 별도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더욱 뛰어난 화질의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센서 자체를 개선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후처리 기능의 개선을 위해 이미지 프로세서 또한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올림푸스가 OM-D에 탑재시킨 이미지 프로세서인 TruePic VI는 1,610만 화소의 센서를 통해 촬영한 이미지의 후처리 기능을 담당하여 기존 제품보다 향상된 고감도 노이즈 처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얼마 전 출시된 PEN E-PL5에도 같은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OM-D의 뛰어난 화질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많은 부분을 테스트하진 못했지만 사진에서 보이듯이 올림푸스 OM-D는 노이즈 제거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ISO 1600 까지는 원본 사진의 디테일을 살려주고 있으며 웹 사용 기준이라면 ISO 6400까지도 노이즈 개선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수준의 화질을 보여준다.
물론 노이즈 개선 기능을 사용하면 고감도 노이즈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테일에서 약간 손해를 볼 수 있으니 ISO 3200 이상의 촬영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노이즈 개선 기능을 꺼놓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OM-D가 지원하는 ISO는 최대 25600까지지만 한밤 야외에서 삼각대 없이 촬영하기 위해 고감도 ISO 사용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ISO 25600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보장해 주지만 색이 뭉개지고 밴딩 노이즈 같은 느낌도 있으니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손떨림 방지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화질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카메라
필자가 사용하는 EOS 5D는 오래된 카메라다. 2005년에 출시된 카메라이니 상당히 오래된 제품이지만 그럼에도 5D만의 색감과 디테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 중 하나다. 필자는 이 카메라를 통해 많은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가끔은 원본 사진의 디테일에 실망한 적이 있는데 이를 위해 더 좋은 렌즈를 갈망하지만 OM-D로 찍은 사진을 처음 본 순간 DSLR을 고집하고 있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만큼 OM-D의 결과물은 상당히 뛰어났는데 5축 센서 쉬프트 손떨림 방지와 ISO 1600 까지 보장되는 디테일, 우수한 자동 화이트 밸런스, 거기다 휴대성까지 Full Frame만 아니었다면 벌써 필자의 5D는 장터로 직행했을 것이다.
올림푸스 OM-D가 5월에 출시되어서 대략 7 개월 정도가 지났으니 신제품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최근 출시된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도 부족할 것 없고 충분히 좋은 화질의 사진을 보장하고 클래식 느낌의 OM-D라면 좀더 저렴해진 가격 덕분에라도 한동안은 충분히 사랑 받지 않을까 싶다.
너무 좋은 점만 소개한 것 같아서 굳이 단점 몇 가지를 지적하자면 그립감과 앞서 설명한 면 단위의 AF가 있는데 OM-D를 처음 잡게 되면 마그네슘 바디라서 좀 묵직하면서 DSLR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립 부분의 소재가 쉽게 미끄러지는 느낌이어서 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필자처럼 손에 땀이 많은 사람은 더더욱 그럴 듯...
올림푸스에서는 그립감에 대한 느낌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OM-D용 핸드 그립을 판매하고 있는데 기존 클래식 OM 시리즈의 디자인을 보니 고의적으로 이런 조합을 만든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별매라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 셔터와 메인 다이얼을 추가했으니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면 그립만 가능한 버전도 추가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올림푸스 OM-D로 촬영한 사진들
- 모든 사진은 번들 렌즈인 M. Zuiko Digital 12-50mm f3.5-6.3 EZ 렌즈와 별도로 대여받은 M.Zuiko Digital ED 12mm f2.0 렌즈로 촬영한 것이다.
- 모든 사진은 포토웍스에서 다단계 리사이즈만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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