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0의 미래 아이콘 'e북'

SEOUL, Korea (AVING) -- <Visual News> 한 8년전인가요? 해외에서 외국인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책도 앞으로는 종이가 아닌 단말기로 보는 전자북의 시대가 올텐데 그때가 되면 정말 종이책을 버리고 전자책을 보게 될까?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더 장점이 많을까?' 란 물음을 던지며 대화를 한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이야기했던 요지는 '전자책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종이책이 가지는 클래식한 매력, 또 그 향과 촉감을 절대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전자책 단말기가 나온다해도 그대로 종이책을 더욱 사랑할 것이다'란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 듣고 있던 외국인도 제 생각에 동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때로부터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제가 8년 전에 말한,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우월한 장점이 더 많다고 이야기했던 그 생각을 바꾸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몇년 전부터 들려오기 시작한 전자책 단말기와 전자잉크에 대한 소식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종이책은 전자책으로 빠르게 전환이 될 것이고 기술의 발달로 전자책의 강점은 나날이 커질 것입니다. 한국도 미국 시장에 비해서 전자책에 대한 발전과 활용도가 많이 떨어짐에도 이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 'CES 2010'에서 보여준 전자책에 대한 비전을 봐서 그런지,전자책과 관련된 국내기업들의 주가도 나날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시장에서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사장은 "앞으로 20~30년 안에 종이신문이 사라지고 휴대용 전자신문으로 대체될 것" 이라는 예견을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늦어도 20년 안에 전자책이 종이신문과 책들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ES 2010에서 스마트폰과 더불어 전자책이 큰 이슈를 몰고 오면서 새로운 미래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가운데, 다가올 미래의 IT 주역이 될 전자책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으려 합니다.

(사진설명: 킨들2 )

아마존 '킨들(Kindle)' 

온라인 쇼핑몰계의 거인인 아마존이 2007년 선보인 킨들(Kindle)은 작년에 선보인 후속작 킨들2에 이어서 화면을 2배 가량 키운 킨들DX로 현재 전세계 시장의 전자책 시장을 거의 독식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킨들은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콘텐츠를 무기 삼아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아이폰처럼 애플 앱스토어에있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즉 하드웨어를 받쳐주는 소프트웨어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존도 하드웨어적인 킨들 기기와 아마존닷컴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소프트웨어적인 면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니나 삼성같은 글로벌 IT강자들이 좋은 전자책 단말기를 만들고 있지만 아직 킨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단말기를 받쳐주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킨들2는 지난해 비지니스위크(BusinessWeek)가 발표한 'IT 가젯(Gadget) 20'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6인치 화면에 3G 무선 기능으로 아마존을 통해 책을 다운로드 하고 약 1500권을 저장할 수 있는 킨들은 TTS 지원이 되기 때문에 스피커를 통한 음성낭독 기능으로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두께도 9.1mm로 아주 얇아 휴대성에서 뛰어납니다. 하지만 전자책으로 사용되기에는 6인치 화면이 작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사진설명: 킨들DX)

그래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아마존은 대화면의 킨들DX를 출시했는데, 9.7인치 화면이 6인치 화면보다 좀더 전자책다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16레벨의 그레이 E스케일 잉크를 사용해 가독성이 좋은 킨들DX는 킨들2의 1500권보다 많은 3000권을 저장할 수 있는데 내장 메모리가 2GB에서 4GB로 커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PDF파일을 변환하지 않고 바로 볼 수 있고 3G 무선 지원, TTS 기능을 갖춘 것은 킨들2와 동일합니다. 커진 만큼 무게도 상승했고 가격적인 상승도 있습니다. 아마존은 19일부터 전세계 100여개국에 출시한다고 하니 2010년에 킨들이 세계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반스앤노블 "눅(Nook)"

전자책의 거인인 킨들을 물리칠만한 가장 강한 경쟁자를 찾는다면, 오프라인 서점의 강자인 반스앤노블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눅(Nook)'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과 함께 하드웨어와 소트프웨어(콘텐츠)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반스앤노블의 눅은 듀얼 LCD를 탑재해 하단에 위치한 3.5 인치 LCD을 통해 책의 표지를 보고 선택하면 상단의 6인치 LCD에서 내용이 나오게끔 되어 있고, 키보드는 따로 없기 때문에 가상자판으로 입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킨들과 다르게 2주간의 대여 기능이 있습니다. 이 점은 친구들과 눅에 저장된 e북을 공유할 수 있는 열린 방식이어서 제한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는 킨들에 비해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최대16GB 메모리 확장이 가능해 1만7500권의 책과 잡지를 저장할 수 있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소니 리더 포켓에디션, 터치에디션, 데일리에디션)

(사진설명: 소니 리더포켓에디션)

소니 '리더 시리즈'

소니는 얼마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0에서 리더 5인치 포켓에디션, 6인치 터치에디션, 7인치 데일리에디션 등 '리더 시리즈' 3종을 선보였습니다. 소니는 오래 전부터 전자책 시장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번 CES에서 선보인 3종 리더 시리즈를 통해서 2010년에는 전자책의 또 다른 강자로 두각을 나타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데일리에디션은 7인치 화면에 킨들과 같은 AT&T 3G 무선망을 지원합니다. 또, 내부 메모리를 통해서 약 1000여개의 타이틀을 저장할 수 있고 외부메모리 슬롯이 지원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용이하며 USB를 통한 e북 전송이 가능합니다. 소니의 e북 스토어에 있는 10만여종(킨들은 약33만종)의 콘텐츠를 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이 시리즈는 저렴하고 다양한 단말기와 소니 e북 스토어를 통한 간편한 다운로드 등으로 미국 전자책 시장에서 아마존 킨들의 60%에 이은 35%의 시장점유율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삼성 'E6ㆍE101'

삼성은 이번 CES 2010에서 전자책 단말기 E6와 E101를 선보였습니다. 그동안 삼성은 전자책 시장에서 다른 기업들과는 다르게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는데, 올해 CES에서 선보인 단말기 2종을 통해 2010년 거세게 몰아칠 전자책 시장에 대한 도전장을 던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E6'는 6인치 화면 제품으로 특이하게 슬라이드 형식을 취하고 있고, 'E101'은 10인치의 대화면을 탑재했습니다. 여기에, 화면에 직접 입력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펜을 제공합니다. 삼성 전자책은 백라이트(backlit)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력낭비를 줄일 수 있어서 4시간 충전으로 약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킨들과 다른 전자책 단말기가 3G 무선망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802.11b/g 무선랜을 지원해 손쉽게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고 다른 전자책 단말기와 공유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2.0도 지원합니다.

2009년 전자책 시장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삼성이 2010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전자책 시장에 임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로직 '큐(QUE)'

플라스틱로직에서 선보인 '큐'는 기존 전자책이 유리기판을 사용한 것과 다르게 플라스틱기판을 채택해 안전하고 가벼운, 전자책이 갖추어야 할 요건에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매우 얇은 두께를 실현해 비지니스맨들이 서류가방에 쉽게 넣고 다닐 수 있어, 사업가들을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문서형식(PDF, Word, PowerPoint, and Excel documents)을 지원하며 AT&T의 3G 네트워크를 통해 무선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반스앤노블의 이북스토어(eBookstore) 콘텐츠를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아이리버 '스토리(Story)'

MP3플레이어 전문업체로 유명한 아이리버는 CES 2010에서 전자책 '스토리'를 선보였습니다. 국내 전자북 시장에서 빠른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아이리버는 아무래도 MP3플레이어 시장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전자책 시장에서 확대해 나가려하는 듯 합니다. 관련업계에서도 아이리버의 전자책 시장 진출의 움직임을 좋게 보고 있습니다. 국내시장에서도 서서히 전자책에 관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아이리버 주가와 그밖의 전자책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세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리버 스토리는 800×600 15.2cm(6인치) 화면에 크기 127×203.5×9.4mm에 무게 284g인 본체에 다양한 문서형식(PDF, ePUB, TXT, PDF, DOC, PPL, XLS, HWP, ZIP(JPEG, BMP, PNG))을 지원하고, MP3플레이어 전문업체 제품 답게 음악파일(MP3, WMA, OGG)의 재생이 가능합니다. 2GB의 기본 내장 메모리에 최대 32GB SDHC까지 지원을 하니 용량 부분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국내 온라인 서점과 함께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의욕적으로 국내 전자책 시장에 임하고 있는 아이리버의 2010년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CES 2010을 통해 본 전자책(e-book)의 미래 

이번 CES 2010에서 스마트폰 그리고 3D TV 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전자책. 전자책 시장 내 곳곳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이려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고, 미국 등에서는 전자책이 많은 인기를 끌면서 더 큰 시장이 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아직 빠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이 작다보니 아무래도 전자책의 성공가능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관망하고 있는 부분이 더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초중고 교제가 전자책 형태로 제작, 보급되는 등 눈에 크게 띄진 않지만 국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은 시작됐습니다. 모바일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진화하듯, 전자책 시장도 종이책 시장을 더욱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이책이 가지는 장점과 감성적인 부분을 전자책이 능가하려면 기술적인 부분을 포함해 아직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겠지만 CES 2010에서 공개된 다양한 제품들을 볼 때, 나날이 발전하는 혁신 기술의 전자책은 머지 않아 종이책의 장점을 대폭 옮겨올 것 같습니다. 가볍고, 안전하고, 오래가고, 선명하고, 저렴한 단말기에 콘텐츠만 풍부하다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전자책으로 옮겨 갈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유명 잡지와 신문을 킨들을 통해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신문을 가지러 문을 열고 나가야 하는 수고는 더이상 겪지 않아도 됩니다. 비록 종이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풍기는 잉크냄새는 없지만, 전자책을 통해 더 빠르고 편하게 다양한 정보를 신문 보듯 볼 수 있습니다.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대체하게 되면 수 많은 나무들을 베지 않아도 되어 환경적으로도 큰 이득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면 전자책 시장은 빨리 도래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전자책이 가져올 미래의 세상을 떠올리면서, 2010년에는 혁신적인 기술을 갖춘 합리적인 가격의 전자책 단말기가 나와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전자책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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