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갤럭시탭의 연이은 성공. 일본 시장이 변하고 있다
- 갤럭시S에 이어 갤럭시탭이 연이어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다른 어떤 시장도 아닌
일본에서 거둔 성적이기에 더욱 조명할 가치가
있는 것이 사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대한민국 제품의 무덤이나 다름 없다. 한 때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이들 기업도 일본 시장에서만큼 유독 맥을 못추고 물러나기 일쑤였다.
이같은 시장 상황의 저변에는 몇 가지 원인이 존재한다. 일본인들이 가진 자국 상품에 대한 높은 프라이드, 그리고 마치 우리가 중국산 제품을 대하듯 그들 역시 한국산 제품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
일본 소비자들의 이같은 성향은 아직 바뀌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자동차. 일본 소비자들은 아직도 국산 자동차나 타이어 등의 제품에 대해 부족한 품질로 인식하고 있는 것. 현대자동차는 결국 십여 년간 공들인 일본 시장을 포기하고 지난해 철수한 바 있다. 이는 대다수 글로벌 시장의 평가와는 매우 상반된 반응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 소비자들의 자국 상품 편애의 특징이 허물어져가는 영역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그랬고, 삼성의 갤럭시S 역시 그러했다. 전자왕국이라던 일본의 전자산업을 무너트린 한국의 전자업체들을 이제 일본 소비자들도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올 하반기 일본 시장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S는 일본 내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몇 만대의 대기 수요가 발생하고 있을 만큼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 때 일본 스마트폰 시장 판매 1위에 올라서더니, 물량의 공급이 수월해지고 수요가 늘어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자 다시금 1위 자리를 재탈환하는 기염을 토한 것. 갤럭시S는 한때 예약 구매자가 5만 명에 달하는 등의 놀라운 선전을 펼쳤다. 아직까지도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많은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는 갤럭시S는 출시 두 달 만에 30만 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번 돌아선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은 지난 11월 등장한 삼성의 태블릿 갤럭시탭에도 연이어 호의를 보내고 있다. 30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은 지난 주 판매 8위를 기록하며 출시 이전부터 높은 주목을 받았던 샤프의 태블릿인 '갈라파고스'(9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소비자들은 흔히 내수시장에 안주하는 국내 전자기업들을 일컬어 '갈라파고스'라 부르곤 한다. 외부로부터의 유입이 불가능한 외떨어진 섬 갈라파고스에 그만의 독특한 상태계가 조성된 것에 빗대 전 세계 경제 흐름과 트렌드에 관계 없이 일본만이 동떨어져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이 급격히 부상함에도 또다시 눈치를 보던 일본의 기업들과 달리 과감히 제품을 개발, 일본 시장에 투입한 삼성의 전략이 역으로 그동안 몇몇 국산 제품에 안주할 수 밖에 없던 일본의 소비자들을 돌아서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갤럭시S, 갤럭시탭이 거두고 있는 성적은 단지 일본 시장에서 한 제품으로의 성공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 철옹성과 같았던 일본 시장이 아이폰, 갤럭시S, 갤럭시탭, 아이패드 등 일본이 아닌 기업의 제품들로 무너져가고 있는 것.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포기했던 일본 시장을 열 새로운 기회를 손에 넣은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더욱 치밀한 전략이 바로 지금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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